발달심리학

거짓말하는 아이, 왜 그러는 걸까요? - 발달심리학적 접근

뽀요언니 2025. 3. 3. 17:14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면 부모님들은 당황하거나 걱정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왜 거짓말을 하지?" 혹은 "어떻게 해야 정직한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발달심리학적으로 보면 거짓말은 정상적인 성장 과정의 일부이며, 연령별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본 글에서는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를 발달심리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부모님들이 어떻게 지도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1. 돌봄교실 봉사 경험을 통해 살펴본 아이들의 거짓말과 발달심리학

교육학을 전공하며,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의 돌봄 교실에서 많은 시간 봉사활동을 했었는데요. 신기하게도 많은 친구들이 다양한 이유로 거짓말을 하곤 했습니다.

어떤 아이는 실수로 장난감을 망가뜨리고는 "내가 안 했어!" 라고 했고,
또 어떤 아이는 친구의 간식을 몰래 먹고도 "그거 원래 없었어"라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당황했지만,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면서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단순히 나쁜 의도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거나, 주목을 받거나, 때로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사용한다고 하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발달심리학적 이론과 함께 아이들의 거짓말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발달심리학

2. 피아제의 인지 발달심리학 이론과 거짓말

스위스의 심리학자 장 피아제(Jean Piaget)는 아이들이 연령에 따라 사고방식이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도 연령별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전조작기(2~7세): 자기중심적 사고와 상상 속 이야기

이 시기의 아이들은 논리적인 사고가 발달하기 전 단계에 있으며, 자신이 본 것과 생각한 것을 구별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 자기중심적 사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벽에 그려놓고도 "내가 안 했어"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이 혼나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 현실과 상상의 혼동: 아이들은 상상과 현실을 구별하는 능력이 부족해 종종 상상 속 이야기를 실제처럼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어제 로봇이 우리 집에 왔어” 같은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구체적 조작기(7~11세): 의도적인 거짓말 시작

이 시기의 아이들은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되며,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 처벌 회피: "내가 안 했어!"라고 말하는 이유는 혼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 보상 획득: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 숙제 없다고 했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 도덕적 인식의 시작: 점차 거짓말이 나쁜 행동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3. 비고츠키의 사회문화적 이론과 거짓말

러시아 심리학자 레프 비고츠키(Lev Vygotsky)는 아이들의 행동이 환경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의해 학습된다고 보았습니다.

  • 사회적 학습: 부모나 친구들이 거짓말하는 것을 보면 아이도 따라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전화를 받기 싫어하며 "엄마 없다고 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아이도 비슷한 방식으로 거짓말을 배울 수 있습니다.
  • 언어와 사고의 관계: 아이들이 말을 잘하게 될수록 거짓말의 방식도 정교해집니다.
    말을 유창하게 할수록 자신의 거짓말을 더 설득력 있게 꾸밀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4. 거짓말의 유형과 지도법

그렇다면 우리는 거짓말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할까요?
거짓말이 발달심리학적으로 자연스러운 행동인 만큼, 학부모와 교사 모두 이를 크게 문제 삼기보다는 

자녀/학생의 입장을 잘 파악하고 침착하게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1) 혼날까 봐 두려워하는 경우

어느 날, 한 아이가 친구의 연필을 부러뜨리고 숨겼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엄마한테 혼날까 봐"라고 했습니다.

  • 해결책: 지나치게 엄격한 벌보다는 정직한 태도를 칭찬해 주세요.
  • 예: "사실대로 말해줘서 고마워. 이제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2) 관심을 받고 싶을 때

한 아이는 자기가 집에서 로봇을 만들었다고 자랑했지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친구들의 주목을 받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 해결책: 아이가 솔직할 때 더 많은 관심을 주세요.
  • 예: "네가 솔직하게 말해줘서 엄마 아빠가 더 믿음이 가!"

(3)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기 어려울 때

아이들은 때때로 상상의 세계를 즐깁니다.
단, “우리 집에 유령이 있어!”, "밤마다 괴물이 창문으로 찾아와"와 같은 말들이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해서 하는 말은 아닌지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 해결책: 상상력은 존중하되, 사실과 구분하는 연습을 시켜 주세요.
  • 예: "그건 네가 상상한 이야기야, 아니면 정말 있었던 일이야?"

 

4. 결론

 

거짓말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행동입니다.

제가 많은 아이들을 만나며 배운 점은, 아이들은 정직이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배우는 과정에 있다는 것입니다.
피아제, 비고츠키, 콜버그의 이론을 바탕으로 발달 단계를 이해하고, 아이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정직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면, 당황스러운 아이의 행동에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가 솔직함의 중요성을 배우고, 부모님과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따뜻한 대화를 나누어 보세요!